| 반짝, 반짝 문화장터 벨롱장 제주로 이주한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문화장터 ’벨롱장’이 지난 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서 열리고 있다. 2014.9.8 | ||
제주올레 20코스가 지나는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서는 한 달에 두 번 특별한 반짝 문화장터가 열린다. 매월 5일과 20일 해안가의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벨롱장’이다.
9월의 따사로운 햇살이 옥빛 바다를 만나 유난히 반짝이던 지난 5일, 이른 아침부터 물건을 팔거나 사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었다.
이날 가지각색의 개성 있는 옷차림을 하고 물건과 좌판을 챙겨 장터에 참가한 인원은 어림잡아 200여 명.
장터는 딱히 없다. 앉기 편안 해안 이면도로에 좌판을 깔고 즐거운 수다를 떨면서부터 장이 서는 것이다.
"제가 직접 만들어 본 양초입니다. 이건 제가 만든 스킨로션이에요. 신기하죠?"
"제가 만든 옷이에요. 유럽스타일이죠.(웃음)"
"취미로 만들어 본 빵이에요. 제 빵이 너무 재미있어요."
벨롱장의 상인들은 도대체가 물건을 팔아 돈을 벌 생각이 없어 보였다. 요란스럽게 손님을 끄는 소리 대신, 본인들이 가지고 온 물건을 자랑하기에 바빴다.
저마다 직접 재주껏 만든 물건들은 편백나무 도마, 목걸이, 손수건, 지갑, 스프레이 등 다양하다. 소량이지만 그야말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다. 가격도 파는 사람이 남는 게 있나 싶을 정도로 저렴하다.
경남 창원에서 일부러 벨롱장을 보려고 일부러 왔다는 김보라(30·여)씨는 "장터가 제주 바다와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숨쉬는 공간 같다"며 좋아했다.
벨롱장은 문화 이주민 여섯, 일곱 명이 서로 만나고 즐기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2012년 2월 처음으로 반짝 장터를 열면서 시작됐다. ’불빛이 멀리서 반짝이는 모양’을 뜻하는 제주어 ’벨롱’은 반짝 열리고는 이내 사라지는 장터의 이미지와도 딱 어울린다.
벨롱장 개장을 주도한 물고기(42)라는 별명을 가진 이는 "벨롱장은 물건을 판다기보다는 서로 만나 교류하고 문화를 즐기는 문화장터"라며 "돈보다는 즐거운 문화를 추구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돈이 흐르는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는 "제주를 변방이라고들 하지만 이곳으로 이주한 화가, 음악가 등 예술인들에게는 맘껏 문화예술을 펼칠 문화의 중심이 될 그릇과 같은 곳"이라고 평했다.
서울에서 30여년 생활하다가 제주로 이주한 그는 현재 구좌읍 세화리에서 살고 있다.
물건을 파는 문화 이주민의 특징은 물고기처럼 자신의 본명을 쓰지 않고 니아, 인어 등 개성을 살린 별명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벨롱장은 요즘은 소문이 많이 나서 장이 서는 날에는 많게는 100명 이상이 모일 때도 있다. 문화공연도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실제 벨롱장과 같이 문화 이주민들이 머무는 제주의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문화장터가 들어서 평범했던 곳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중섭거리아트마켓(매주 토·일요일), 애월읍 장전리 반짝반짝 착한가게(매달 주말 중 하루), 서귀포시 보목동 섶섬 구두미 프리마켓(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 소소장(매달 첫째 주 토요일) 등이 그것이다.
제주올레는 오는 11월 6일 개막하는 2014제주올레걷기축제에서 제주 전역의 프리마켓을 한데 모아 올레 탐방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제주=연합뉴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