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이현숙의 ’폐경의, 혼자 공부하는 축지법’(좌)과 ’폐경의례, 폐경 파티를 위한 현수막’ <<코리아나미술관 제공> |
1970년대 여성 페미니즘 작가들의 신체 퍼포먼스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대해 공격적이고 가학적인 몸짓으로 대응하는 ’저항의 몸짓’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런 경향은 여성 작가들조차 페미니즘을 기피하게 만들어버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오는 8일 강남구 언주로 코리아나미술관에서 개막하는 ’댄싱마마’ 전에서는 이런 페미니즘의 전형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는 여성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를 영상과 사진 작업을 통해 볼 수 있다.
한국 작가 홍이현숙의 ’폐경의례’는 작가 자신의 폐경 경험에서 출발한 퍼포먼스를 담은 사진·영상 시리즈다.
작가는 동네 현수막 게시대 곳곳에 ’나의 몸이 폐경을 하였습니다. 당신의 폐경은 어떠신지요?’ 등의 문구를 쓴 현수막을 걸고 그 앞을 지나가면서 이를 사진에 담았다.
또 남의 집 담벼락에 올라가 거닐거나 축지법을 이용하는 것처럼 주택 지붕과 지붕 사이를 날아다니는 작가의 퍼포먼스를 영상을 통해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다소 유머러스한 퍼포먼스에는 폐경을 월경이 닫히는 것(閉經)이 아닌 경계를 허무는 것(廢境)으로 보는 작가의 관점이 담겨 있다. 폐경이 여성의 생산성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 욕망과 사회적으로 정의된 여성으로서의 역할과 지위를 초월하는 시기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 재닌 안토니의 ’허니베이비’ <<코리아나미술관 제공>> |
무용가 안은미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안씨가 1년간 전국을 일주하면서 만난 할머니들에게 즉석에서 춤을 추게 하고 그 몸짓을 촬영한 영상이다.
시장 바닥, 시골의 미장원, 역대합실, 마을회관, 모내기가 한창인 논 등 실제 삶의 터전에서 할머니들이 보여주는 막춤에 가까운 몸짓에서 안 씨는 여성들의 몸에 새겨진 삶의 지층을 포착하고 이를 안무로 재해석해 무대로 가져왔다.
전시 기간 매주 토요일 전시장에서는 할머니들의 몸짓을 토대로 만든 무용 공연 장면을 담은 영상이 상영될 예정이다.
바하마 작가 재닌 안토니의 비디오 영상 작업 ’허니 베이비’에서는 온몸에 꿀을 바른 근육질의 남성 퍼포머가 자궁을 상징하는 밀폐된 원통형의 공간에서 느리게 움직인다.
나체의 남성 퍼포머는 자궁 속 태아가 되면서 섹슈얼리티와 모성이 뒤섞이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 밖에도 자살로 삶을 마감한 여성 예술가들의 죽음의 순간을 퍼포먼스로 재현하고 이를 사진에 담은 독일 작가 클라우디아 라인하르트, 여성의 목소리를 통해 여성성을 표상한 로레 프로보스트 등 국내외 작가 13명의 작품을 볼 수 있다. 12월5일까지. ■
(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