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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

죽음 앞에서 만난 사랑, 영화 <킬미 달링>

글  장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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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킬미 달링>의 한 장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천사 미하엘이 구한 답은 사랑이다.

사람은 사랑으로 굶주린 이웃을 도울 수도 있고, 사랑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거두어 키울 수있다.

사랑은 밍밍한 일상에 새콤달콤한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고,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사랑은 메마른 마음을 가득채우는 원동력이다.

그렇다면 죽음을 결심한 순간 찾아온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개봉한 영화 <킬미 달링>은 로맨틱코메디 영화지만 그다지 로맨틱하지 않은 순간에서 시작한다. 

임종에 가까워 오는 어머니가 죽은 시늉을 해도 전혀 슬프지 않고, 집사가 정성들여 키운 장미를 봐도 시큰둥한 남자 야곱.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이 무료하고 따분해 생기를 잃어버린 여자 안나. 이 둘이 주인공이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더이상 살아야할 이유가 사라진 야곱은 우연히 ’엘리시움’이라는 여행사를 알게 된다.

 


’엘리시움’은 자의로 죽고자하는 고객에게 자연사, 사고사로 위장해 죽음을 도와주는 곳이다.

야곱은 엘리시움에서 자신이 마지막을 선택한다. 끝이 있다는 것만 알 뿐, 그 죽음의 방법과 때는 모르는 일명 ’서프라이즈 옵션’이었다.

야곱은 ’계약은 절대 물릴 수 없다’는 조항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한 여인을 만난다. 그녀 역시 서프라이즈 옵션을 선택했다. 이름은 안나.

 

 

운명은 야곱을 가만두지 않았다. 엘리시움에서 안나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궁금했다. 죽을 자가 죽을 여자에게 점심식사를 제안한다.  

“사후를 생각해 본적이 있어요?”

“난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하나의 단계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그 여행(죽음)을 떠나게 되면 다음단계로 올라가는 거죠. 더 좋은 것들이 가득하고 우리도 더 좋은 사람이 되는 단계로 말이에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던 그들에게 브레이크가 고장난, 족히 25톤은 되어보이는 트럭이 달려온다. 여행을 떠날 순간임을 느낀 둘은 손을 맞잡고 다가오는 트럭 앞에 마주선다. 그 순간 어찌된 일인지 트럭은 갑자기 둘을 비켜 다른 곳으로 돌진한다.

안나는 야곱에게 "죽을까봐 긴장하지 않았냐"고 묻는다.

“세상과 나 사이에는 뭔가가 있어요. 유리로 만들어진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거요. 모든 것을 다 볼 수는 있지만 그 어떤 것도 내게 영향을 주지 못해요. 그런데 말이에요. 방금 당신이랑 트럭에 같이 치이고 싶었어요. 그런 사람은 당신 뿐이에요.”

사랑하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저 숨만 쉬며 살아온 야곱. 그는 죽음을 결심한 뒤에 사랑하는 사람이 만난 것이다.

 

 

야곱은 더 이상 예전의 야곱이 아니었다.

장난도 치고 웃음을 지으며 안나를 생각하면 행복한, 영락없이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이다.

안나도 그런 그가 싫지 않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변함없이 점심을 먹을 거고 어머니와 가던 사교클럽에서 춤을 추겠다는 남자. 안나는 그 남자와 함께 춤을 추고 싶어진다.

야곱은 다시 엘리시움을 찾아간다. 안나와 함께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고 싶어졌기 때문에.

하지만 엘리시움의 매니져는 그의 뜻을 들어주지 않았다. 야곱을 죽음으로 여행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목격한 야곱은 총을 든 엘리시움의 직원들을 피해 안나와 함께 도망을 간다.

살기 위해 목숨을 건 도피를 하는 안나와 야곱.

이들은 과연 무사히 살아남아 사랑하며 살 수 있을까?

영화 <킬미달링>은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다. 하지만 죽음을 경쾌하게 사랑으로 풀어낸 색다른 유럽식 로맨틱 코메디영화다.

마이크 반 디엠 감독은 비탈리의 <샤콘느>나 비발디의 <사계>같은 클래식 음악에 맞춰서 죽음과 사랑이 비껴가고 마주하는 상황을 흥미롭게 연출하는데 성공했다.

 

 

현대는 사랑이 사치라고 말하는 시대다.

각자 앞에 펼쳐진 취업, 결혼, 임신, 승진 같은 미션을 수행하기 바빠 사랑은 마치 나에게 생길 수 없는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기 일쑤다.

하지만 취업이, 승진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일 수는 없다.

어떤 자리에 있어도 내자리 같지가 않고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낄 수 없는 안나야말로 어쩌면 우리 자신의 모습일지 모른다.

이 영화는 사랑이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고 즐겁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테마인지를 정확하게 인지시켜내는데 성공했다.

봄이다. 제법 따뜻한 날씨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묘한 감정이 뇌리를 스친다면 영화 <킬미 달링>를 한번 보라.

<킬미 달링>은 마이크 반 디엠 감독 작품이다. 현재 티빙 등 다시보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볼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102분.

 

영화 <킬미 달링> 한 장면

 

[입력 : 2016-03-20]   장소현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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