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제공 서울대학교병원 | ||
남성의 영구피임법인 정관수술을 받으면 발기력이 떨어지고 정력이 감퇴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과연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을까?
정관수술은 수면 유도 후 국소마취 하에 진행하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정자의 이동통로인 정관을 차단해 버림으로써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를 더 이상 체외로 방출되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결과적으로 부부관계를 하더라도 정자가 자궁 속으로 투입되지 않아 피임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자가 만들어지는 경로는 간단하다.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부고환을 거치면서 수태력을 가지게 되면 정관은 연동운동을 통해 정낭으로 수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정관은 구불구불한 부고환 내의 관으로 서혜부를 통과, 방광과 요관 사이를 지나 전립선 후면에서 확대된다. 정관의 두께는 약 2~3mm로 국수가락 굵기이며, 길이는 약 6cm정도된다.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는 반드시 정관을 거쳐야만 팽대부에 모이게 된다.
과거 정관수술에서는 정관을 실로 묶었지만, 요즘은 실로 묶은 후 정관을 자르고, 다시 레이저로 지지는 3단계 수술이 행해진다. 최근에는 음낭을 절개하지 않고 작은 구멍을 내어 수술하는 방법이 개발되어서 수술 상처 부위가 작고 빠른 회복을 원하는 남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피임을 간절히 원하는 기혼남성들 사이에선 정관수술에 대한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 정관수술 후 정력 감소, 정액 감소 등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이에 대해 원탑비뇨기과 박정원 원장은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다”면서 “만약 성욕이 감퇴 되었다면 심인성(환경, 심리적 요인)인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했다. 또한 “실제로 성욕이 감퇴된 남성의 상당수는 갱년기에 접어든 40대 중반 이후"였음을 강조했다.
박정원 원장은 “정관수술로 인해 정액량이 감소되지 않는다”고도 말한다. 남성이 성 관계시 배출하는 정액은 정자와 전립선액과 정낭액이 모인 것으로, 실제 정액 속 정자는 전체의 1% 미만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 나머지는 전립선액 30%, 정낭액이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정관수술 후 배출되는 정액에는 정자만 쏙 빠진 상태라고 보면 된다. 정액이 감소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정관수술과 성욕 감퇴 역시 무관하다.
고환에서 생성되고 분비되는 남성호르몬은 우리 몸의 호르몬 특성상 혈관을 통해 온 몸으로 이동하며 각 세포에 영향을 주므로 정관수술과 성욕과는 관계가 있지 않다는 것이 박 원장의 설명이다. 오히려 피임에 대한 확신 때문에 리비도가 더 증폭될 수 있다.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 중 또 하나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정관을 복원해서 자연임신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박 원장은 “정관복원수술로 정관을 개통하더라도 실제로 가임력은 예전처럼 회복하기가 힘들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관복원수술의 경우 수술 의사의 실력 여부, 통로의 원활한 개통 여부, 고환의 기능 유지 여부 등에 의해 그 결과가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설사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가는 실과 미세 수술 도구를 이용하여 최대한 정관 조직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정관을 복원한다 해도, 정관이 막힌 후 고환 기능이 떨어져 있을 수도 있고, 정자의 생산과 숫자가 정관수술 할 때만큼 활발하다고 보장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정관수술 후 임신이 아예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정관을 복원하지 않고 임신에 도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주사기를 사용해 고환에서 정자를 바로 채취한 다음 체외수정을 통해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 즉 시험관시술을 통해서다.
최근 재혼율이 늘어나면서 불임병원을 찾는 재혼부부들 사이에 ‘고환정자채취술’을 통한 시험관시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그러나 ‘고환정자채취술’은 정자를 고환에서 바로 채취해내는 방법으로, 남성이 정관수술을 한 상태라면 자연임신과 인공수정으로는 임신할 수 없기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방법이다.
왜냐하면 고환에서 채취한 정자의 경우 자연적으로 사정이 된 정자와 달리 스스로 난자와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불임병원에서 시행하는 정자주입술(정자를 난자에 찔러 넣어주는, 일종의 강제수정)을 통해서만 수정을 할 수 있어서 시험관시술 도전을 해야만 임신을 기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