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원초적 본능 중에서
예나 지금이나 영화에서 섹시한 역을 맡은 여배우들이 꼭 담배를 입에 문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샤론스톤이 담배에 불을 붙이며 다리를 꼬던 영화 원초적 본능의 아찔한 장면임을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것이다. 남자들 중에는 빨간색 매니큐어를 칠한 여성이 담배를 물었을 때 느끼는 섹시함으로 성적 흥분을 느끼는 페티시스트도 적지 않다.
과연 담배 피우는 여성. 그 몸속도 섹시할까? 여자가 무슨 담배를... 이라고 말하면 시대적 감수성에 위배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여성은 담배와 멀어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왜냐하면 담배는 모든 흡연자의 건강을 해치지만 특히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무서운 독(毒)이기 때문이다.
담배 놓고 남녀불평등이라고 볼멘소리를 하겠지만 담배와 여성의 몸을 놓고 의학적인 기전을 통해 해로움을 안다면 불평불만이 쑥 들어갈지 모른다.
우선 흡연여성은 여성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될 수 없는 몸이 된다고 한다. 여성은 매달 난자가 자람으로써 난소에서 풍부한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이 분비되어야 한다. 그 여성호르몬 덕분에 여성다워지는 것 이상의 덕을 보기 때문이다.
담배에는 여성 호르몬에 반대 작용을 하는 물질이 있다. 만약 흡연여성의 혈액을 검사해 본다면 여성호르몬보다 남성호르몬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올 수 있다. 오랫동안 흡연을 하고 있는 여성의 몸이 점점 남성화되는 이유인 것이다.
여성호르몬 분비의 부진과 부재는 여성에게 치명타를 입힌다. 난소 안에 잘 보관되어 있는 미성숙 난자(배란되기 위해 기다리는 예비난자)들이 손상되어 전체 난자 수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난소저장고인 난소에 산소가 부족하면 난자가 파괴되는 건 시간문제가 되는 것이다.
담배연기가 가득찬 공간에 가면 머리가 띵 아파온다. 연탄가스 주성분인 일산화탄소 때문이다. 매일 담배를 피우면 일산화탄소 중독이 된 채로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일산화탄소는 저산소증을 유발한다. 혈액 속에 헤모글로빈과 결합해서 산소운반도 방해한다. 여성 몸 속 난소가 연탄가스 중독 상태로 몇년간 산다고 상상해 보시라. 임신에만 지장이 있는 게 아니라, 폐경도 앞당겨질 수 있다.
또 흡연으로 인해 난관(나팔관)의 운동성이 저하되면서 수정란 착상 능력까지 떨어뜨리고 생식기로의 혈류량이 줄어들게 된다. 다시 말해 흡연으로 인해 여성은 임신하기 힘든 몸, 난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간접흡연도 임신에는 치명적이다. 미국 로체스터대학교의 류크 페폰박사 연구 팀이 4천8백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간접흡연이 여성의 난임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부모가 담배를 피우는 가정에서 자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임신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평균 2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접흡연에 노출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과 비교했을 때 태아를 유산하거나 사산할 가능성이 39% 더 높았다.
페폰 박사는 “담배 연기 속 독성 물질이 세포의 유전물질에 손상을 일으키고 임신에 필요한 호르몬을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산문화연구소 박문일 소장은 “여성이 하루에 담배를 10개비씩 피우면 임신 가능성이 50% 정도 낮아진다”며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최소 임신 시도 3개월 전부터는 금연을 해야 한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흡연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