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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은 질병이 아니라 증상

글  윤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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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까지 ‘불임’이라는 말로 통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불임(不姙)은 한자 표현 그대로 ‘임신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조선시대만 해도 이 말은 사형선고와 같은 의미였을 것이다. 시대가 변했다. 요즘은 불임이라는 말보다 난임(難姙)이라고 말한다. 임신이 어려운 상태, 즉 노력하면 임신이 될 수 있음을 내포하는 희망적인 표현이다.


사실 인공수정과 시험관시술을 하고 있는 전문병원도 ‘불임병원’에서 ‘난임병원’이라고 불리어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불임병원이라면 왠지 임신을 못하는 부부가 다녀야 하는 병원이라고 느껴지지만, 난임병원이라면 임신을 해결해주는 병원으로 인식이 되지 않겠는가.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한결 더 편하고 낮은 문턱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난임. 결코 반가울 리가 없다. 마치 암환자의 얼굴로 병원을 찾는 부부들을 보면 의사 입장에서 “(당신은) 불임이 아니라 난임이며, 난임은 질병이 아닙니다”며 소리치고 싶다. 실제로 난임극복은 시간과의 싸움이긴 해도 결코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불임이면 절망이겠지만 난임이라면 도전해볼만 하다. 실제 연구결과를 보면 난임으로 진단된 부부가 치료받지 않은 경우에도 50% 정도는 자연임신이 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난임부부 입장에서는 믿기 어렵겠지만 “결국엔 임신이 됩니다”가 정답이다. 막연한 불안감보다 정확한 지식과 도전이면 임신, 꼭 할 수 있다.


난임을 제대로 알자. 일반적으로 난임은 ‘피임 없이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했음에도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상태’라는 말이 난임을 해석하는 키워드라고 보면 된다. 질병이 아니라 임신이 늦어지는 증상일 뿐이다. 모든 부부의 10~15%는 난임을 경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난임부부가 많아지고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늦은 결혼과 늦은 출산 때문일 것이다. 또 남자들의 경우 술과 담배와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겉으로 젊고 건강해도 몸 컨디션이 받쳐주지 못하기도 한다. 팍팍한 현실 때문에 달콤해야 할 신혼부부일지라도 짜릿한 설레임으로 배란일을 맞추는 일에 집중할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할 것이다. 무엇보다 누구나 흔히 부모가 된다는 걸 그저 ‘선택’으로 알고 있다는 것. 그 자연스러운 일을 왜 서두르냐?라고 반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나 또한 산부인과 의사가 되기 전까진 건강한 남녀라면 원하는 시기에 별 어려움이 없이 부모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술술 풀리면 얼마나 좋을까? 미안하게도 임신이 ‘선택’이 되는 건 꽃다운 이팔청춘 때라고 해도 쉽지 않다. 타이밍과 운명이 생각보다 훨씬 절묘해서 여간 애간장을 태우는 게 아니다. 물론 우리 주변에는 ‘인터넷에서 배란일을 알려주는 앱 다운 받아서 날짜 맞췄더니 한 번에 임신이 되었더라’에서 ‘하룻밤 사고로 덜컥 아이가 들어섰다’에 이르기까지 임신에 얽힌 무용담이 많고 많겠지만, 이와 반대되는 난임도 적지 않다.


당부한다. 자신의 생식력에 호언장담하지 말고 1년간의 노력에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초조해하지 말고, 필요하다면 난임병원의 문을 두드려보라고 권하고 싶다. 모든 일이 그 때를 놓치면 힘들 수 있다. 임신과 출산은 시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거듭 강조하건데, 난임병원은 임신 못해서 가는 클리닉이 아니라, 임신을 하기 위해 가는 클리닉이다. 속상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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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성 닥터는
서울대 의대 졸업하고 마리아병원을 거쳐 현재 아가온여성의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입력 : 2014-12-12]   윤지성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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